검찰청 폐지? 국민만 피해 보는 위험한 실험

검찰청 폐지? 국민만 피해 보는 위험한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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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신설이라는 정부·여당의 조직개편안이 9월 7일 확정되면서(시행은 1년 뒤로 유예) 정치·법조계의 논쟁이 다시 달아올랐다. 반대 측의 핵심 문제의식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헌법질서와의 충돌 가능성이다. 

검찰총장과 검찰 관련 체계가 헌법에 직·간접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하위 법률로 ‘검찰청’이라는 기관 자체를 지워버리는 방식은 위헌 시비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단순한 기관 명칭 변경이 아니라 사법작용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일인 만큼, 헌법적 근거와 치밀한 법리 설계 없이 속도전에 나서면 헌법재판소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우려다. 둘째, 수사·기소의 분리 자체가 목표가 되면서 ‘공백’과 ‘단절’이 발생할 위험이다. 공판 단계에서 위증·증거 훼손 등에 신속 대응하려면 보완수사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를 축소·폐지하거나 기관 간 칸막이를 높이면 공판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실체적 진실 발견이 더뎌질 수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검찰은 보완수사가 ‘권한’이 아니라 ‘의무’라고 못박으며, 졸속 개편은 형사사법 전체의 효율과 국민 편익을 훼손한다고 경고한다. 셋째, 권한 재배분의 방향성에 대한 의문이다. 중대범죄수사청을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고 공소청을 법무부 소속으로 두는 설계는 ‘무소불위의 검찰’을 해체한다는 명분과 별개로, 거대 부처 쏠림과 관료 정치화라는 새로운 문제를 낳을 수 있다. 

특히 중수청의 권한 설계가 느슨하거나 통제장치가 미흡할 경우, 수사의 독립성과 책임성이 오히려 후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넷째, 디테일이 비어 있다는 점이다. 정부안이 큰 틀만 제시한 채 시행을 1년 뒤로 미루고 쟁점은 ‘추가 논의’로 넘겨둔 만큼, 보완수사권 범위, 사건 이첩·협의 절차, 정보·증거의 연속성, 인력·예산과 전산시스템 이관, 위기 대응 매뉴얼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제도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정치 검찰’의 폐단을 끊겠다는 취지에 공감하더라도, 치안·공소 시스템은 한 번 삐끗하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 재판의 공정성에 직격탄이 된다. 

외형상 기관을 갈라놓는 것은 쉽다. 그러나 실제 사건 현장에서는 초동수사부터 공판 유지까지의 ‘절차적 연쇄’를 끊김 없이 이어주는 연결부위가 더 중요하다. 그 연결부위의 설계도 없이 간판만 바꾸면, 수사와 기소가 서로를 떠넘기는 복지부동이 만연하고 ‘책임의 사각지대’가 넓어진다. 더구나 행안부 비대화와 권력 집중에 대한 견제 장치, 인사·지휘 라인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책이 빈약하다면, 개편은 ‘기존의 문제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데 그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작동 원리다. 위헌성 시비를 잠재울 헌법적 정합성, 중수청·공소청의 상호 견제와 신속한 공조를 담보할 절차 설계, 보완수사권의 합리적 유지·조정, 사건관리·증거관리 통합 플랫폼과 인력 재배치 계획,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적 이해를 초월한 독립성 보장 장치가 먼저다. 그 모든 것이 갖춰지지 않는 한, 검찰청 ‘폐지’는 개혁의 언어를 빌린 또 다른 권력 재편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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